습관 1일 1줄

매트릭스4 리저렉션(부활)이라고 쓰고 좀비라고 읽다

오늘알게됨 2021. 12. 26. 13:34

전설.


1980~90년대생들에게 매트릭스는 ‘전설’같은 영화다. 그 당시 뛰어난 CG와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 디지털 세계, 미래 세계에 대한 내용으로 큰 신선함을 우리에게 안겨주었다. 매트릭스 1,2,3 모두 뛰어는 액션, 불렛타임(총알을 피하는 움직임 그리고 상대적으로 느려진 시간을 뜻함)을 보여주며 어느 편도 부족함 없는 시리즈로 우리의 머리에 매트릭스만의 액션, 세계관을 각인시켰다. 그리고 3편을 마지막으로 시리즈는 아름다운 유종의 미를 거두며 끝이 났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최고의 걸작중 하나인 이 시리즈를 리저렉션(부활) 시키게 된다. 2022년 12월 이 시리즈의 부활을 알렸고 나는 기억 한편에 묻혀있던 멋진 기억이 자극 받아 다시 찾아올 큰 만족감을 기대하며 영화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아 물론 부정적으로 충격적이었다는 말이다. 제작사 워너브라더스, 감독 라나 워쇼스키는 본인들의 큰 성공을 가져왔던 캐릭터 ‘네오’를 리저렉션(부활)이 아닌 ‘좀비’로 되살린 것이다. 그냥 주인공의 희생으로 구원자로 남겨두거나 대중들이 납득할만하게 부활시켰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매트릭스 시리즈를 워낙 좋아해서 몇번이나 돌려봤던 나도 이해가 잘 되지않는 설정들, 뜬금없는 새로운 캐릭터, 네오를 팬심으로 찾아서 리얼월드(현실세계)로 다시 데려오는 것, 네오의 희생으로 만든 기계와의 종전, 여전히 인간들은 기계들의 배터리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부분 등 뭐하나 납득이 되지 않았다. 영화를 같이 본 아내도 내용이 너무 어렵고, 매트릭스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들었던 액션신도 너무 적고, 이전 시리즈에 비해 너무 낮은 수준의 대결 씬들에 실망을 했다고 했다. 시리즈를 몇번이고 돌려봤던 나도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아내는 오죽했을까

나는 영화의 평점을 크게 신뢰하지는 않는 편이다. 대중이 남긴 영화 평점이 낮다고해서 나도 똑같은 관점으로 영화를 보리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나의 가치관에서는 재미있을 수도 있고, 대부분 재미가 없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포인트를 영화가 만족시켜 준다면 개인적으로는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영화는 정말 아니었다. 이전 시리즈를 안본 사람들에 대한, 매트릭스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을 배려할만한 요소, 스토리, 설득이 전혀 없었다. 그야말로 전세계적으로 알려졌던 뛰어난 IP를 창작자 본인 손으로, 제작사 손으로 아주 가루를 만들어버렸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영화에 대한 여러가지 시선이 있을 수 있기에, 함부로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하고 싶지 않지만, 아… 정말 주인공 ‘네오’ 혹은 ‘토마스 앤더슨’을 부활이 아닌 좀비로 재생시킨 수준이라고 평하고 싶다.

이 영화야 말로 기괴한 좀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아니면 자낳괴인가(자본이 낳은 괴물)


마치며.


화룡점정이 아닌 그야말로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꼴이다. 더 극악의 표현을 쓰고 싶은데, 내가 활용 가능한 사자성어가 짧다는게 한이다. 참 칭찬할 부분보다 아쉬운 부분을 더 쓰고싶은데 참는 이 현실이 안타깝다. 매트릭스4 리저렉션 이라고 제목이 붙었지만, 나는 인정하지 않으련다. 이건 그냥 매트릭스 1,2,3 과는 같은 세계관을 공유할 뿐,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련다. 미국의 그 돈을 많이 받는 각본가들, 작가들이 어떻게 하면 이렇게 레전드 스토리를 망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디즈니플러스에는 ‘겨울왕국2’ 메이킹필름? 제작 전 비하인드 스토리 다큐가 있다. 정말 엄청나게 치열하고 엄청나게 수많은 피드백, 제작진이 3D영화를 만드는데 투입이 된다는 사실, 그리고 엄청난 수정들을 거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정도로 치열하고 고통받으니 그런 세계적으로 성공하는 작품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매트릭스는 이런 과정을 과연 거친것인가 라는 의문이 든다. 한두푼도 아니고 수십억 크게는 몇백억씩 돈이 투입되어서 영화를 만들텐데 말이다. 혹시나 매트릭스4 리저렉션을 보려는 분들이 이 글을 먼저 읽게 된다면, 영화를 보지않는것을 추천한다…. 매트릭스의 광팬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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