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1일 1줄

잠시 멈춤의 힘

오늘알게됨 2021. 12. 2. 07:30

복기.

 

 

무언가에 쫓기듯 미친듯이 일을하며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게 몰두한 적이 있다. 이직한 회사에 적응하기 위해 주어진 일을 정말 집중해서 열심히 했다. 직업이 디자이너인 나는 비주얼적으로 멋진 작업을 하려고 매일 같이 야근을 했다. 퀄리티도 점점 늘어가고 일에도 적응을 할때쯤, 주위엔 모두 퇴근하고 덩그러니 남겨져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상했다. 똑같은 시간을 일하며, 아니 일하는 시간은 내가 더 많은데 왜 퀄리티는 주변 동료들과 차이가 크지 않았을까? 내가 그들에 비해 효율이 낮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커져갔다. 

 

처음에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저 내가 손이 느리다고 생각했을뿐이다. 그렇게 적응을 충분히 하게되었고, 시간이 흘렀지만 작업시간은 여전히 차이가 있었다. 무엇이 부족했을까? 나는 나를 돌이켜봤다. 나의 작업시간은 마치 아마추어 축구선수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소처럼 열심히 뛰기만 하는 선수같이 페이스 조절을 전혀 하지 못했던것이다. 전반전에 열심히 뛰고 힘이 빠져 후반전에는 힘을 내지 못하는 것처럼, 나는 모든 요소에 힘을 주어 시간을 쏟아 디자인하고 있었다. 세상 이치가 그렇든 모든것엔 힘을 줘야할 구간이 있고 힘을 빼야 하는 구간이 있다. 디자인도, 글을 쓰는것도, 운동 경기도, 인생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해버지(해외축구의 아버지) 박지성 선수를 예를 들면 쉽다. 그는 맨유시절 두개의 심장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활동량을 자랑했다. 기본적으로 남들보다 많이 뛴것은 사실이나, 그는 무쇠 체력의 기계가 아닌 인간이기에 90분 경기 내내 뛰어다니지는 않았다. 그는 천천히 경기장을 걸어다니다가 상대방 선수들의 움직임, 같은 팀 선수들의 움직임에 맞춰 빠르게 템포를 올릴때는 올리고 템포를 내릴때는 충분히 내렸다. 힘을 줘야할때는 화끈하게, 뺄때는 확실하게 뺏다. 손흥민 선수도 마찬가지다. 빠른 스피드를 지닌 선수지만 항상 빠르게 달리는것은 아니다. 드리블 질주가 필요할 때 엄청난 속도로 수비수들을 제껴버린다. 

일을 열심히 할때는 나를 돌아볼 생각도 못했고, 그저 내가 부족하다고만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 자신을 돌아보는 '복기' 즉, 잠시 멈춤으로써 객관적으로 나를 반성하고, 개선하는 시간을 가지니 무턱대고 일을 할때보다 작업의 강약을 조절하려고 노력했다. 서서히 작업의 퀄리티는 유지되면서 시간은 단축되어 작업 효율이 개선되었다. 우리는 종종 멈추지 않고 달리기만 하는 실수를 하고는 한다. 당연히 힘을 줘서 달려야하는 구간도 있지만, 우리는 매일 멈춤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바로 자기전 5분 정도를 할애하여 하루를 '복기'하고 '반성'할 수 있다. 오늘 하루 무엇을 나는 잘했는지, 무엇이 부족했는지, 부족한점은 어떻게 개선 할 수 있는지 정도를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을 '잠시 멈춤'을 통해 생각 할 수 있다. 

 

나는 이렇게 글을 쓰며 나의 시간을 잠시 멈추고 오롯이 오늘 나를 행동을 복기, 반성등을 하는 시간이다. 오늘 나의 하루는 대체로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대중교통을 이용할때 책을 읽으며 '잠시 멈춤'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달았기 때문이다. 반성할 부분은 외부 활동후 집에 복귀해서 일을 했어야 했는데,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며, 작업시간이 지체되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작업시에는 유튜브의 유혹을 이겨내고, 일을 시간 안에 끝낸 후 보는게 더 좋은 효율을 가져올거라는 생각이다.(유튜브 유혹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ㅠㅠ)   멈춤없이 매일매일 열심히 인생을 달려나가기 보다는, 하루 일과를 마칠때 혹은 잠들기 전 5분 정도만이라도 하던것을 멈추고 '복기'와 '반성'을 한다면 1달, 1년 후에는 과거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발전한 나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