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1일 1줄

모든 날이 소중하다, 오늘은 더 소중했다

오늘알게됨 2022. 1. 10. 00:00

가족.


장인,장모님이 모처럼만에 집에 놀러오셨다. 고된 기념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 주말에 푹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처가에서 오신다는 말에 '조금 덜 편히 쉬어야겠구나'라는 약간은 발칙한(?) 생각도 했다. 나는 장인,장모님이 좋다. 부모님 만큼이나 나를 이뻐해주시고, 챙겨주신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부모님보다 더 챙겨주시는것 같기도 하다. 아니나 다를까 소고기부터, 해산물까지 바리바리 사들고오셔서 저녁을 진수 성찬으로 만들어주셨다.


즐거운 덕담들과, 올해 가족의 건강, 행복을 함께 기원했다. 나를 제외하고 다들 잠에든 현재, 나는 뭔가 읽고 자고 싶어 책장을 보던 중, 아내가 결혼 전 구매했던 책, 모든 날이 소중하다(저자 대니 그레고리)를 읽었다. 작가가 그린 그림에, 에세이식으로 글이 들어간 책이다. 최근에 내가 읽던 책과는 완전히 결이 다른 책이라 오히려, 집중해서 절반을 읽었다.


책의 내용은 처음부터 마음이 아팠다. 저자의 아내는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지하철 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가 온 후 장애인으로 살아야했다. 저자의 글(한국어로 번역된 손글씨)과, 그림이 저자의 마음을 더욱 잘 전달해주는듯 했다. 아내의 장애인 판정, 삶이 크게 흔들릴 사고에 저자는 혼란스러움이 가득했다. 괴로움이 가득했던 어느날 장애인 친구의 이야기에 저자는 많은 것을 깨달은듯 했다.

한 부부는 휴가때 이탈리아로 여행가기로 했다. 그들은 몇달동안 맛있는 음식, 와인, 멋진 풍경을 생각하며 즐거운 상상을 했다. 그러나 그들은 실수로 네덜란드에 내리게 되엇다. 그들은 경악했고, 네덜란드가 맘에 들지 않았다. 사람들은 멋없고, 음식도 별로였다. 불평불만을 계속 했지만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점차 신기하게도, 네덜란드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느리고, 부드러웠다. 사람들의 내면에서 차분함이 느껴졌고, 네덜란드의 멋진것들을 하나둘씩 발견했다. 렘브란트, 알크마르, 오래된 커피숍, 쾨겐호프의 튤립 등... 그들이 기대했던것과는 달랐지만 이것도 훌륭했다.

"네덜란드가" 친구가 말했다. "패티(저자의 아내)와 네가 떨어진 곳이야. 장애인의 세계말이야. 네가 원했던건 아니겠지만, 그리고 네가 살아온 것처럼 빠르고 신나지는 않겠지만, 그 삶은 깊고 진한것이야. 너는 그 삶을 사는 법을 배우게 될것이며 그것을 사랑하게 될거야"


이 글을 읽으며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동시에 공감이 되었다. 나의 아내가, 혹은 내가 사고를 당해서 저자와 비슷한 상황이 된다면, 다른 세계에 떨어진것처럼 당황스럽고 불평하겠구나. 하지만 이윽고 그 삶을 적응하고, 살아 가겠구나. 책을 통해 벌어지지 않은 일에 대해 생각하며, 걱정까지하는 상황까지 생각이 미치니 오히려 현재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존경하는 장인,장모님과 사랑하는 아내와 내가 매서운 바람이 부는 이 추운 겨울날, 따듯하고 넓은 집에서 맛있는 요리와 이야기를 나누는것. 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하고 멋진 순간인가. 식사를 함께하는 순간에는 온전히 느끼지 못했었지만, 잠자리에 들기전 읽은 책 '모든날이 소중하다'가 저녁시간의 소중함을 온전히 느끼게 해주었다.

내가 엄청난 재벌, 부자가 되고싶은건 아니다. 단지, 오늘처럼 가족과 소중한 식사, 이야기를 부족함 없이 나눌 수 있는 삶을 영위하고 싶은것이다. 물론 어느정도의 부와 시간이 있어야 가능한것이 현실이지만 말이다. 엄청나게 큰것을 바라는것은 아니지만, 모든 날이 소중하다는것을 온전히 지속해서 느끼려면, 금전적인 부족함이 덜해야 하다는것. 현실과 이상을 둘 다 생각해보게 되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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